"약국에서 파는 흉터 연고, 바르면 흉터가 없어지나요?"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전제부터 짚으면, 한번 생긴 흉터는 어떤 방법으로도 완전히 없앨 수 없습니다. 흉터 치료의 목표는 흉터를 지우는 것이 아니라 색과 두께를 줄여 덜 도드라지게 만드는 것입니다. 연고도 흉터를 없애는 약이 아니라 이 과정을 돕는 보조 수단이며, 같은 '연고'라도 성분에 따라 근거 수준이 다릅니다.
연고의 주된 역할은 보습입니다
흉터 조직은 정상 피부보다 수분을 유지하는 능력이 떨어져 표면이 쉽게 건조해집니다. 표면이 마르면 그 아래 섬유아세포(fibroblast)가 자극을 받아 콜라겐을 과도하게 만들고, 결과적으로 흉터가 두꺼워질 수 있습니다. 대부분의 흉터 연고는 표면을 덮어 수분 증발을 줄이고 흉터 표면을 촉촉하게 유지합니다. 즉, 연고는 표면을 안정시켜 흉터가 두꺼워지지 않도록 도울 수 있습니다.
근거가 가장 많은 성분은 실리콘입니다
외용 흉터 제품을 성분별로 비교한 연구들의 결론은 대체로 비슷합니다. 여러 성분을 비교한 체계적 문헌 고찰에서 실리콘 젤은 흉터 개선에 유의한 효과를 보인 반면, 양파추출물·비타민 E·트롤아민 등은 근거가 제한적이었습니다(Tran 2020, PMID 32932267). 국제 흉터 관리 가이드라인도 비후성 흉터·켈로이드의 1차 예방·관리 옵션으로 실리콘 젤·시트를 권고합니다(Monstrey 2014, PMID 24888226). 다만 실리콘이라고 해서 근거가 확실한 건 아닙니다. 실리콘 겔 시트를 검토한 코크란 리뷰는 흉터 두께와 색상이 개선되었다고 보고하면서도, 포함된 연구들의 방법론적 질이 높지 않아 해석에 주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습니다(O'Brien & Jones 2013, PMID 24030657).
그래서 "어떤 성분인지" 먼저 따져봐야 합니다. 실리콘이라면 바르는 젤이든 붙이는 시트든 작용 원리는 같습니다.
그래서 언제, 어떻게 쓰면 좋을까요
성분을 골랐다면 남는 것은 시기와 꾸준함입니다. 실리콘 제품은 상처가 완전히 닫힌 뒤(대체로 봉합사 제거 후 진물이 멎는 시점)부터 시작해야 하며, 흉터가 리모델링되는 첫 몇 달을 놓치지 말아야 합니다(Monstrey 2014, PMID 24888226). 며칠 바르고 변화가 없다고 그만두기보다 수주에서 수개월 이어 써야 합니다. 물론, 연고가 관리의 전부는 아닙니다. 장력을 줄이는 테이프와 자외선 차단도 함께 권고되는 기본 관리입니다. 전체 순서는 흉터 치료는 어떤 순서로 하나요?에서 정리했습니다.
한계도 분명합니다. 이미 깊게 파였거나 넓어진 흉터는 연고를 바른다고 메워지지 않습니다. 실리콘을 꾸준히 쓰는데도 흉터가 점점 붉어지거나 두꺼워지는 경우, 상처 범위를 넘어 옆으로 퍼지며 단단해지는 경우, 가려움·통증이 지속되는 경우, 켈로이드 가족력이 있는 경우도 자가 관리만으로는 부족할 수 있습니다. 이런 신호가 보이면 연고를 더 오래 바르기보다, 의료진과 함께 흉터의 색·두께·진행을 직접 확인한 뒤 레이저·주사 같은 추가 개입이 필요한지 판단하는 것이 안전합니다.
참고문헌
- Tran B, et al. (2020). Topical Scar Treatment Products for Wounds: A Systematic Review. Dermatol Surg. PMID 32932267. [Level 1]
- O'Brien L, Jones DJ. (2013). Silicone gel sheeting for preventing and treating hypertrophic and keloid scars. Cochrane Database Syst Rev. PMID 24030657. [Level 1]
- Monstrey S, et al. (2014). Updated scar management practical guidelines: non-invasive and invasive measures. J Plast Reconstr Aesthet Surg. PMID 24888226. [가이드라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