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처에는 어떤 연고를 발라야 하나요?" 진료실에서 자주 받는 질문입니다. 상처가 깨끗하다면 무슨 성분을 바르느냐보다 표면을 마르지 않게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상처는 마르지 않게 관리합니다
상처가 마르면 표면에 딱지가 앉습니다. 새로 자라나는 상피세포는 마른 딱지 위로는 나아가지 못해 그 아래를 파고들며 덮어야 합니다. 아물지 못한다는 뜻은 아니고, 그만큼 회복이 늦어집니다(Nuutila 2021, PMID 32870777).
피부이식 공여부를 다룬 연구 58편을 모은 고찰에서 습윤 드레싱은 상처가 완전히 아무는 시간을 평균 3.97일 앞당겼고, 통증도 10점 만점에 1.75점 낮췄습니다(Beam 2007, PMID 18059999). 습윤 관리와 흉터의 관계는 듀오덤은 흉터를 줄여주나요?에서 따로 정리했습니다.
연고는 상처 표면을 덮어 수분이 날아가지 않게 막습니다. 이 역할을 한다면 성분에 따른 차이는 크지 않습니다. 상처 1,249개를 무작위로 나눠 비교한 시험에서 바시트라신 연고와 백색 바셀린은 감염률도 아문 정도도 차이가 없었습니다(Smack 1996, PMID 8805732). 집에 흔한 비판텐도 마찬가지라 비판텐 연고가 상처에 좋은가요?에서 따로 다룹니다.
두껍게 바를 필요는 없습니다. 표면이 마르지 않을 정도로 얇게 펴 바르고, 진물이 많으면 드레싱으로 덮습니다. 딱지가 앉았다면 억지로 떼지 않습니다. 상처가 아물고 난 뒤 흉터용 연고로 바꾸는 시점은 상처에 바르던 연고를 흉터에도 계속 발라도 되나요?에서 다룹니다.
실제로는 항생제 연고 처방이 흔합니다
근거가 이러한데도 현장에서는 항생제 연고를 자주 처방합니다. 처음 진찰만으로는 상처가 얼마나 오염됐는지 알기 어렵고, 대개 그 뒤의 경과를 매일 확인할 수도 없습니다. 깨끗하다고 확신할 수 없을 때의 선택입니다.
다만 접촉 피부염이 생기기도 합니다. 앞의 시험에서 4주를 관찰했을 때 바시트라신을 바른 444명 가운데 4명(0.9%)에서 나타났고, 백색 바셀린에서는 한 명도 없었습니다.
항생제 연고를 길게 쓸 때 생기는 문제는 후시딘을 상처에 발라도 되나요?에서, 병풀 추출물 계열의 제품 구분은 마데카솔은 상처에 도움이 되나요?에서 다뤘습니다.
연고로 해결되지 않는 상처가 있습니다
상처가 벌어져 속이 보이거나, 피가 멎지 않거나, 이물이 박혔거나, 물렸거나, 붉게 번지며 열감과 고름이 생겼다면 지체 없이 진료를 받습니다. 얼굴에 생겼거나 당뇨가 있다면 애매한 단계에서도 확인합니다. 더디 아물거나 자꾸 벌어질 때도 연고를 바꾸기보다 그 이유를 찾아야 합니다.
참고문헌
- Nuutila K, Eriksson E (2021). Moist wound healing with commonly available dressings. Adv Wound Care. PMID 32870777. [Level 5]
- Beam JW (2007). Management of superficial to partial-thickness wounds. J Athl Train. PMID 18059999. [Level 1]
- Smack DP, et al. (1996). Infection and allergy incidence in ambulatory surgery patients using white petrolatum vs bacitracin ointment: a randomized controlled trial. JAMA. PMID 8805732. [Level 2]